회사에 일주일에 한 번씩은 꼭 학생들이 방문해 견학이나 창업에 관한 질문을 하고 가는데 오늘은 특이하게도 수능을 고작 80여일 남긴 고3학생이 방문했다. 그 친구도 창업을 하고 싶어하고 이를 위해 알음알음 멤버들도 모아 동아리 형태의 그룹까지 만들었는데 애석하게도 주어진 발표시간 동안 정확히 뭘 하고 싶은건지 조금도 소개하지 못했다. '사업'이란걸 하기 위해 일단은 좋은 멤버들이 모였고 아이템은 여러가지를 고려하고 있다는데 아직 자신들이 동아리인지 회사인지도 명확히 정의하지 못했고 무얼하려고 모인 그룹(?)-그들은 자신을 그룹이라 표현했다-인지도 분명히 정의하지 못했다.

그래서 나도 화가 바짝 나서 한참 혼을 냈는데 대화 말미에 그래도 그 그룹의 대표라는 친구는 자신이 수능 준비할 시간을 좀 손해봤어도 많은 사람들로부터 새로운 이야기를 들어서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렇다면 목적과 계획을 분명히 말하지 못하는 대표와 함께하고 있는 멤버들은 대체 무슨 죄란 말인가!

그 친구도 이 블로그를 볼텐데, 내가 지금보다도 훨씬 더 어설플 때 TNC의 노정석 대표님이 추천해 준 Guy Kawasaki의 <The Art of the Start>(역서: 당신의 기업을 시작하라)를 정독해 보기를 강하게 희망한다. 특히 시작하는 기업에게는 성경구절과도 같은 1장.

직접 얘기해주면 될 것을 이렇게 공개적으로 얘기하는데는 두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오늘의 굴욕(?)을 잘 기억해 6년 뒤에는 이유없이 혼낸 선배를 뛰어넘을 것. 둘째, 여전히 조직의 구성 목적을 명확히 말할 수 없는 이들이 '자신있게' 리더 완장을 차고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학생의 6년 뒤, 10년 뒤는 굉장할 것이다. 벌써부터 고민하고 있으니. 그렇담 둘째 사유에 해당하는 이들은 긴장을 좀 해야하지 않겠는가.

(제목 짓다 생각해보니 혹여나 내 진심같지 않게 학생이 진짜로 상처받았을까 걱정이다. 학생, 귀하는 용감했다. 화이팅!)

Posted by 미스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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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romise4u 2009.08.18 16: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 어제 나에게도 연락이 온 친구인가 보구만.

    난 아직 목적과 계획을 말할줄 모른다 하더라도 좋은 멤버들을 모을 수 있었다는 것 자체에 점수를 줘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 요즘 고등학생시절에 이쪽으로 도전하는 친구들이 워낙 없어서랄까?

    아무튼 상처가 있어야 그 상처를 이겨내기 위해서 더 달리는 법이니까 잘한거 같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