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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3.12 우리에 대해 11
여러 관리의 불편함으로 인해 티스토리로 이전했습니다.
조금 써보니 와- 티스토리 정말 좋은데요 +_+ 뿅~ 갔습니다. :D

그나저나 블로그엔 뭘 써야할지 항상 고민되네요. 뭐를 좀 소신껏 쓰자니 개인의 생각을 회사의 그것으로 보시는 분이 있을 것 같아 항상 부담스럽고, 아예 안쓰자니 또 소통의 창구가 없는 것 같아 아쉽고..

상황이 상황이다보니 여러모로 잘못된 이야기, 이 바닥의 문제, 사람에 대한 이야기 등등을 너무나 많이 접하게 되는데 이게 더 답답한 것 같습니다. 아예 아무 것도 모르면 상관이 없을텐데, 이러저러한 소식들을 접하고도 함구해야만 하는 상황이..

이 바닥에 있는 우리가, 아니 사실 한국인이 꼭 갖추어야 할 덕목이 저는 요새 관용이라고 생각합니다.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잘못을 뉘우치는 이에게 기꺼이 다가가 포용해 줄 수 있는 마음, 더 나아가 조금만 노력하면 얼마든지 따뜻하게 만들 수 있는 둘 사이의 관게를 위해 노력하는 마음. 관용.

저에게도 관용이 필요하고, 제가 잘못해 용서를 구했던 수많은 이들에게도 관용의 마음이 있었기를 바라고, 삭막한 모니터를 바라보며 네모난 자판에 줄줄줄 치며 하루를 보내는 이 차가운 바닥에 있는 우리들 모두가 꼭 갖출 수 있었으면 하는 덕목입니다.

일생 속에서 잘못은 수도 없이 하니 앞으로도 서로가 서로에게 죄를 짓고 살겠지만, 누군가 진심으로 용서를 구할 때 흔쾌히 웃으며 용서할 수 있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한 두 번은 용기를 내어 용서를 구한다 해도, 그 이상은 무안하기 때문에라도 다시 용서를 구하러 가지 않기 때문입니다.

굳이 지금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제가 당장 어제 오늘 무슨 잘못을 했거나 누군가 제게 잘못을 했다는 것이 아니라 그냥 갑자기 그간 느낀 소회가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충분히 서로에게 관용을 배풀었다면 더 좋은 관계로 얼마든지 살아갈 수 있었을 사람들과 소원해졌고, 많은 이들이 단 한 번의 사소한 실수로 등을 돌리는 것을 보아왔기 때문입니다.

쓰다보니 포스트의 시작과 끝의 분위기가 사뭇 다른데, 앞으로 저는 이런 종류의 글을 쓰면 되겠습니다. 보고 듣은 사건은 못본척 못들은척 하고, 이 이상한 사건들의 반복과 총합이 제게 주는 기쁨, 즐거움, 아쉬움, 슬픔, 원통함 등등의 소회나 여러 교훈들을 소개하면 좋겠군요. 저 혼자 느끼고 마는 교훈은 아무래도 2.0 시대에 좀 허전하니까요.

요샌 일이야 회사 분들이 참 열심히 도모하고 있어서 잘 되어 가는데 정작 개인적으로는 이 바닥의 '바닥'이 자꾸 보여 좀 힘듭니다. 우리가 이대로 가다가 어떻게 될까 하는 걱정인데, 여기서의 '우리'란 예전 같으면 나와 내 옆사람들이었겠지만 이제는 나와 내 옆사람들이 평생 마주치고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을 말하지요.

사람 사는 사회야 어딜가나 마찬가지겠지만 저는 아직도 여기가 적응이 쉽지 않네요. 언젠가는 무얼 보고 들어도 그저 허허 웃으며 이 블로그 제목처럼 (타산지석으로) 배우고, (경험 많은 촌로와 같이) 즐기며 살 수 있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미스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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