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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8.06 디워 논란을 보며 25
디워 논란이 뜨겁다. 영화계 뿐만 아니라 심지어 블로고스피어에서도 같은 이슈로 이토록 오랫동안 많은 글들이 쏟아진 일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이미 이송희일 감독의 비판도 있었고, 오늘은 청년필름의 김조광수 대표가 "심형래 감독, 겸손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더란다.

지난 주말 가벼운 마음으로 디워를 보러 갔는데 이른 오후 시간이었음에도 이미 심야영화까지 전석이 동 나 있었다. 혹자는 초딩의 힘이라느니 애국주의에 호소한다느니 말들이 많지만, 작품성 여부를 떠나서 많은 이들이 찾고 있는 영화임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겠다.

감독이나 영화사 대표는 '수준 이하의 작품성'을 이야기하지만, 일각에서는 '화려한 휴가'와 '디 워' 덕분에 올해 한국 영화 점유율을 크게 올릴 수 있게 되어 희색이라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매번 사회적, 정치적, 또는 이번 사례와 같이 의외로 아주 가벼운 동기로 발화되는 이른바 '쟁점'들을 맞이하며 느끼는 바가 많다.

논쟁의 다른 사례로 지난번 황우석 교수 사건 때는 사건의 본질을 떠나 그를 향한 신앙과도 같은 인간적 추종과 객관적 진실 사이에서 논점이 흐트러지고 있었고, 강정구 교수 사건 떄는 와해된 보수와 실패한 진보를 다시 모이게 하는 구심점으로 철저히 이용당하는 것을 경험했다.

이번 논란도 이른바 '논란'이라는 아주 편리한 단어의 탈을 쓰고, 영화 '디워'의 작품성 여부를 떠나 갈수록 대중문화계의 순수 혈통을 수호하려는 자와 그들의 순혈주의에 이미 익숙해진, 그럼에도 불구하고 '댓글'이라는 간단한 도구를 통해 반항의 본능을 배설하는 군중들 사이의 의미없는 싸움으로 변질되어 가고 있다.

결국, 누가 뭐라하든 '디워'는 영화로서 아주 가볍게-누군가는 지나친 가벼움이라 하겠지만 무슨 상관이랴- 군중들로 하여금 충분히 소비되고 사라질 것이다. 지금 쏟아지는 의견들은 영화감독(이 된 개그맨) 심형래가, 순혈주의에 저항하는 영웅인듯 포장되며 흥행을 더욱 가속화할 뿐이다. 단지 그 뿐이다. 지금 이뤄지는 소모적인 논쟁이 한국 영화계에, 대중 문화계에 주는 영향은 아.무.것.도.없.다.

논쟁은 명확한 논점이 흐려지는 순간, 무의미한 외침이 될 뿐이다.


Posted by 미스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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