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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8.10 메일링 소통 1
요새 최고의 사내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다름아닌 전체메일인데,
오늘 출근해서 박장대소한 메일 꾸러미.

시작은 휴가 간 한 직원이 보낸 메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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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동해바다 다녀왔습니다.
내용:


자랑하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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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와 있다.

'저렇게 넓은 해변에 사람이 달랑 네 명뿐이라 별로 안부럽다'는 내용부터
'합성이네'까지 많은 답장들이 있다가 누군가 '외곽선 딸까요?' 하는 메일이 있은 후,

아래와 같은 회신들이 주르륵 답지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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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을 입수해서 합성된 레이어를 우측에 하나 더 붙여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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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장 다녀왔습니다.


자랑하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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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랑 놀다왔습니다.


자랑하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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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에 들렀다가,


이집트에 다녀왔습니다.


자랑하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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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 찾아 다녀왔습니다


자랑하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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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다녀왔습니다.


자랑하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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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부터 장려할 때는 오히려 잘 안되던 메일링리스트 방식의 사내 소통이 이같은 비업무 대화를 통해서야 비로소 아주 원활히 돌아가고 있다.

소기업 벤처의 아주 긴밀한 소통과 그 반대 규모의 상명하달식 소통 어느 쪽으로도 수렴하기 힘든 20인 규모의 현재 우리 같은 시스템에서는 메시지가 대표-팀장-팀원으로 흐르는 일종의 'systematic conversation'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굉장히 훌륭한 보완재로서 이같은 자유로운 메일링 형태의 소통이 기능할 수 있다.

간혹 단체로 흐를 필요가 없거나 흐르면 별로 좋아 보이지 않는 글들도 때로 전파를 탈 때가 있지만, 이 역시 전체의 자정 작용에 의해 자연스레 바른 의사결정으로 수렴되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신기하다.

열어볼 때마다 뭔가 재밌는게 많으니까 모두의 메일 사용량도 현격히 늘었고 이는 업무적인 메일의 처리에 있어서도 긍정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

회사 멤버가 급격히 많아졌거나 물리적으로 공간이 커져 서로 부대낄 일이 없는 경우, 아주 고전적인 스타일로다가 이 훈훈한 메일링 대화를 추천한다.

단, 이 대화는 직원들로부터 사랑받기위해 항시 컨텐츠에 적절한 짤방을 구비해야 하는 어려움이 따른다. 그래서 나는 대부분 ROM(Read Only Member)이다. :-)


Posted by 미스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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