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위자드웍스 공식 블로그 <위자드닷컴 런칭 1주년 기념 연재>의 일환으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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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6월, 위자드웍스는 200여 업계 관계자들을 가득 모시고 치러진 칸타빌레 베타 버전 발표회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대내외적인 어려움에 빠져 있었다. 3월 말쯤 선보이기로 했던 위자드닷컴 2.0 칸타빌레는 예상치 못한 업무의 방대함으로 인해 언제 정식 런칭을 할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이었고, 이미 1월부터 모든 개발 공력이 칸타빌레로 집중된 이유로 기존에 서비스되고 있던 1.0 버전에 대한 업그레이드는 더 이상 진행되지 않고 있었다.

당연히 유저들의 요구가 서비스에 즉각적으로 반영될 수 없었다. 그 즈음 위자드웍스 블로그에는 이례적으로 악플과 혹평 글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그런가보다' 하고 넘기기엔 갑작스런 신호였다. 나는 지금까지 잘 해왔던 우리의 홍보가 어딘가에서부터 잘못되어 왔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일주일 정도 고민한 끝에 나는 세 가지 정도의 중요한 실수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첫째, 고객지원 방식이 처음과는 다르게 변해가고 있었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블로그의 댓글은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직접 답글을 달았다. 모든 댓글마다 반응을 다르게 하려고 노력했다. 최대한 친절하되, 이통사나 카드사의 그것과 같이 형식화된 친절로 느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데 사용자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고객지원 창구를 일원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사내외로부터 들려 왔다.

사용자들은 고객지원을 메일로 해야하는지, 블로그에 남겨야 하는지 혹은 전화를 해야하는지 혼선을 빚고 있었고 사내에서도 정확한 '고개지원 담당자'가 정해져 있지 않아 같은 사안에 대해 사람마다 다른 답변을 하는 경우가 있었다.

이에 따라 우리는 고개지원 창구를 단순화하기로 하고 폼메일을 열었다. 위자드닷컴 최하단의 [피드백]으로 되어 있는 링크가 바로 그것이다. 우리는 이 폼메일 창구를 통한 고객지원과 함께 support@wzd.com 으로 들어오는 메일로 창구를 일원화하고, 이를 사고나 장애시가 아닌 평소에는 다른 업무와의 병행이 가능하다는 판단하에 시스템팀에서 담당하도록 했다.

또한 언제나 같은 질문에는 동일한 답변이 나갈 수 있도록 고객지원 매뉴얼을 작성했다. 그 과정에서 모 카드사의 고객지원 매뉴얼을 구해 이를 벤치마킹했다. 우리 특유의 친절한 인사에 카드사의 선진적인 클레임 처리 방식을 도입키로 한 것이다.

고객지원에 응대하는 속도와 친절함은 꾸준히 유지되고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사람마다, 경우마다 각기 '개인적인 응대'를 유지하던 위자드웍스의 변화를 고객들이 아주 신속하게 알아챘다는 것이다. 이는 최소한 非언론에서의 우리의 홍보 방향인 '감성적 접근'과는 배치되는 방향의 개선이었던 것이다.

최근 우리는 고객지원이 아닌 경우에는 가급적 창업 초기와 같이 직원들 각자가 적극적으로 댓글을 남기도록 꾸준히 장려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와 관련하여 많은 개선이 필요하겠지만 사람 맛 나는 서비스, 사람 냄새 나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 같은 작은 노력들이 그 든든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둘째, 블로고스피어에서의 홍보 방향이 점점 이성적으로 옮겨가고 있었다.

이제껏 등장한 매체중에 개인의 생각과 감정을 직접적이고 신속하게 드러내는데 블로그보다 훌륭한 매체가 있었을까. 나는 블로그라는 '매체(media)'가 기존의 언론 매체와 상보적이면서도 서로의 반대편에 서있다고 생각한다. 언론이 정량적인 수치와 이성적인 팩트에 근거해 논지를 만들어 간다면-물론 아닌 경우도 허다하지만^^;- 블로그는 상대적으로 정성적이고 감성적인 주장에 근거해 논지를 만들어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블로고스피어를 통해 회사를 홍보한다면 아예 감성에 의존하는 편이 아주 큰 도움이 된다. 실제로 우리는 지난 일 년 간 '젊은 벤처', '자유로운 회사'의 메시지를 꾸준히 전달해 왔고 이러한 모습들이 위자드웍스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왔다고 믿는다.

그런데 언젠가 부터인가 위자드웍스 블로그는 기업 홈페이지의 공지사항 게시판 정도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직원들이 공식 블로그의 '공식성' 때문에 자유로운 글을 올리기 부담스러워 한다는 이야기가 있어 우리는 올해 초 직원들의 일상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를 '위자드 스토리(http://story.wzd.com)' 라는 이름으로 독립 시키기까지 했었다. 결국 기존의 공식 블로그는 위자드닷컴 점검 공지나 채용공고, 홍보이벤트 등 사실 중심의 딱딱한 소식들로 가득 채워지고 만 것이다.

이렇게 되니 아직 회사 홈페이지 하나 없는 위자드웍스에서는 유일하게 우리의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채널을 잃게 되는 곤란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었다. 우리는 진작부터 블로그를 일방적인 Announce의 매체로 쓰지 말고 Communication의 매체로 활용해야 했었다.

그런 맥락에서 오픈마루의 성공적인 블로그 운영 사례를 보자면 오픈마루 블로그에서는 OpenID와 각종 컨퍼런스, 오픈마루에 소속된 전문가들의 이야기, 외부 전문가와의 대담 등 '모두에게 도움이 될만한 정보'들을 흔히 볼 수 있었다. 이를 통해 한RSS를 통한 구독자만 보아도 806명이라는, 기업 블로그로서는 굉장히 많은 구독자들을 단기간 내에 확보할 수 있었다.

기업 블로그 운영 과정에서 이러한 '모두에게 도움될만한 정보'를 제공하는 활동은 향후 언젠가 '우리 회사에 도움되는 정보'를 올렸을 때에도 구독자들이 거리낌없이 수용할 수 있도록 하는 주요한 매개가 될 것이다.

내가 느낀 기업 블로그 운영의 묘는 이성적인 '사실' 전달과 더불어 감성적인 '이야기' 전달이 균형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모두에게 도움되는 정보'와 '회사에 도움되는 정보'의 비율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7:3 정도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는 것이다.

우리도 아직 그렇게 못하고 있지만 공식 블로그에서는 이와 같은 연재 형식이나 컨퍼런스 후기를 빌려서, 그리고 스토리 블로그에서는 직원들의 칭찬 릴레이나 일상 다이어리 등의 형식을 빌려서 꾸준히 '읽을만한 글이 있는 블로그'로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셋째, 실제 '행동'이 보여지지 않으면서도 과다하게 언론에 노출되었다.

바로 이 세번째 문제가 이번 연재의 제목을 '벤처 홍보, 과유불급의 중요성'으로 잡은 이유이다. 앞서 말한 대로 우리는 작년 12월 베타 #3.6를 내놓은 이래로 기존의 위자드닷컴 1.0 버전에 대해 일체의 업그레이드를 진행하지 않았다.

오로지 칸타빌레에만 집중하고 있었고 우리가 목표한 '세계적인'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예상치 못한 문제가 너무나 곳곳에서 발생해 왔다. 지금와서 말이지만 1.0에서 1.2 정도로 뛰어야 하는데 1.0에서 3.0 정도로 뛰려고 무리하다보니 많은 문제가 발생해 왔다는 이야기다.

우리는 블로그에 달린 악플들에서 공통적으로 '언론 플레이'만 잘하는 팀이라는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었다. 우리에게 우호적이었던 그들이 왜 그런 생각을 가지게 되었는지를 알기 위해, 우리는 언론 보도 내역을 샅샅이 살필 수 밖에 없었다. 우리는 위자드닷컴이 처음 런칭한 2006년 8월 14일 이후 보도 내역을 일일이 조사해 통계 자료를 만들었고, 그 결과 의외로 그들의 노여움에 대해 비교적 설득력있는 해답을 주는 자료 하나를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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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자료에서 보듯이, 위자드닷컴 Beta #1와 Beta #2 사이 2개월과 Beta #2와 Beta #3 사이 2개월 간 언론보도 건수는 각각 5.5건이었다. 그런데 Beta #3을 끝으로 위자드닷컴 1.0 개발이 중단되고 2.0 칸타빌레의 베타 버전이 공개될 때까지 약 5개월 이상의 시간 동안 무려 54건의 보도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즉, 현재 사용하고 있는 서비스에 대한 개선이 전혀 이루어지고 있지 않으면서도 언론에서는 연일 '새로운 서비스', '선도적 서비스' 등등의 수사와 함께 소개되니 당연히 사용자 입장에서는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실제로 그 기간 동안 우리는 숱하게 밤을 지새우고 1.0을 개발할 때보다 더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지만, 결과물로 판단할 수 밖에 없는 사용자의 눈에는 'PR만 잘하는 빈 수레'로 보였으리라.

이같은 사실을 받아 든 우리는 최근 홍보 방향을 적극적으로 수정했다. 우선은 명쾌한 결과물 없이 언론에 노출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고 행동에 비해 말이 너무 앞서 나가지 않도록 주의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얻은 배움이 바로 '과유불급(넘치는게 부족한 것만 못하다)'의 중요성이었다. 홍보에 대해서 혹자는 '다다익선(많으면 많을수록 좋다)'이라고 이야기한다. 업종이나 상황에 따라 맞는 이야기일 수도 있을 것이다. 넷피아나 판도라TV와 같은 기업의 경우 실제로 그런 다다익선적 홍보를 통해 성공한 케이스이기도 하지만 물불 안가리고(즉, 여론의 질타를 무시하면서도) 홍보를 진행해 성공하려면 엄청난 마케팅 비용이 수반된다.

따라서 우리 같이 작은 벤처는 제품의 개발 상태와 외부 환경, 그리고 우리를 바라보는 여론의 추이에 꾸준히 반응하며 탄력적으로 기조를 변화시켜 가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내가 지켜본 위자드웍스의 홍보 기조는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간에 크게 세번의 변화를 거쳐왔다고 생각한다.

1단계는 2006년도의 붐업 시기로, 연재 上편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언론과 블로그를 나눠 각기 다른 메세지를 전달하여 성공적으로 해당 카테고리의 대표 서비스로 안착해 왔다.

2단계는 2007년 상반기의 대중 지향기로 언론 매체를 통한 홍보에 전적으로 의지해 왔다. 이 시기는 일부 부작용을 낳기도 하였지만 실제로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객관성을 갖는 언론의 입을 통해 '웹2.0', '개인화', 그리고 '위젯' 키워드에 대한 단골 손님으로 위자드웍스를 등장시킴으로써 해당 카테고리에서의 기업 인지도와 영향력을 향상시킬 수 있었던 중요한 시기였다.

그리고 현재는 다시 3단계로, 이제는 다시 개인을 지향하고 있다. 칸타빌레는 많은 우여곡절을 거쳐 이달 말 오픈할 것이고 다시 약간의 불협화음은 정상화될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2단계를 통해 이미 확보해 놓은 대중적 인지도를 '오버하지 않게' 유지해 가면서도 다시 우리 블로그를 방문하는 사람들과 일일이 닉네임을 불러가며 서로 소통하고, 우리의 잘잘못을 솔직하게 반성하며 그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 수 있다면 그것으로부터 다시 '역시나 좋은 친구들'로 기억될 수 있으리라.

우리는 이런 각오가 결코 말로만 끝나지 않도록 현재도 아주 냉정하고 겸허하게 우리 자신을 돌이켜보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벌써 사람이 열 명을 넘어가니 몸이 무거워진다는 느낌은 있지만 여전히 우리는 다른 누구보다 신속히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오늘도 라면 먹는' 작은 벤처다.

내가 이야기하고자 했던 것은 그것이다. 잘못한 것은 죄가 아니다. 다만 잘못한 것이 무언인지 모르거나 이를 솔직히 이야기하고 용서를 구하지 않는 것은 정말 큰 문제일 수 있다. 우리가 이 연재를 마련한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다. 우리 멤버 십여명은 각자 맡은 분야에서 적잖은 잘못을 해왔을 것이다.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이었을 것이고, 지식이 부족해서였을 것이다. 허나 우리는 그런 잘못들을 통해 꾸준히 배워 나가고 있다. 남들보다 조금 몰라도, 그래서 조금 더 느려도, '학습 조직'을 지향하는 위자드웍스는 더 큰 배움을 얻을 내일이 있기에 오늘의 몰아치는 폭풍우조차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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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자드웍스 대표이사 표철민 (미스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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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위자드웍스 공식 블로그 <위자드닷컴 런칭 1주년 기념 연재>의 일환으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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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자면 나에게는 약간의 핸디캡이 있다. IT 벤처의 대표로서 개발자 출신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 일 년간 만난 많은 벤처기업들의 공통점은 거의 대부분 공학도 출신의 대표를 두었다는 것이다. 나는 그 분들에 비해 연배에서나 능력에서나 한참이나 부족하기 때문에 이렇다할 전문 분야를 찾기가 참 어렵지만, 그래도 지난 일 년간 특별히 공을 들였던 분야를 찾으라면 그것은 홍보나 마케팅이 아니었을까 한다.

아는 분은 아시다시피 나는 언론학도이다. 원래는 99년도 부터 생애 첫 법인을 꾸려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경영학 또는 공학을 해야 한다는 의무감 또는 주위의 기대감이 있었지만, 적어도 학부에서만큼은 '그냥 재미있을 것 같은' 그 무언가를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선택한 학문이 바로 언론학이었다.

나는 초중고를 거치며 줄곧 방송부 서클에서 활동해 왔다. 대학에 와서는 다른 동기들이 그렇듯이, 투자 동아리나 벤처 동아리 등 밥벌이에 도움이 되는 동아리에 들어가야겠다 생각했는데 정작 지원서를 들고 찾아가게 되는 곳은 역시나 대학 방송국이었다. 학교 방송국에서 꽤 오래 일하며 나는 방송을 진행하거나 독립영화를 제작하는 일에 큰 흥미를 느꼈다. 부족하지만 열심히 끄적인 시나리오를 들고 무거운 장비를 이끌며 촬영에 임하던 그 순간만큼은 너무나도 행복했다. 내 가슴이 뜨겁게 타고 있는 것을 느꼈다. 그러는 내가 언론학을 택한건 어찌보면 당연한 선택의 연장이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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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시에 만들었던, 지금 보면 부끄러워서 낯뜨거워지는 졸작 <SMOKING GUN> -
(잘 보면 위자드웍스 마케팅팀장 Solki님과 경영팀장 숙진님도 만날 수 있다.)

나는 대학교 2학년을 마치고 고민에 빠져 있었다. 이대로 대학을 졸업해 적당한 회사에 취직해 살 것인가, 또는 (지난 6년 간 그래왔듯) 무언가 새로운 일을 도모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말이다. 그러던 중 외국계 IT 컨설팅 회사 인턴 자리가 우연히 눈에 들어왔다. 마침 마케팅 일이었기 때문에 전공과 크게 무관하지 않았고, 오랜 시간 관심을 두어온 '업계'와 '언론'의 접점을 다룬다는 차원에서 '마케팅'이라는 단어는 나에게 아주 흥미롭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두차례의 인터뷰를 거쳐 나의 인턴 생활이 시작되었다. 나의 첫 사수는 지금도 액센츄어 서울 오피스의 마케팅을 책임지고 있는 Niki-우린 실제로 사내에서 영어 이름을 사용했다- 부장이었다. 당시 해당 부서는 전임자들이 모두 자리를 비우게 되어 Niki 부장과 나 이렇게 둘이서 국내 직원 400여명, 세계 2위 IT 컨설팅 펌의 국내 마케팅 업무를 전담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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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컨설팅 펌이 그렇듯, 액센츄어도 컨설턴트가 직접 영업을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우리가 주로 하는 일은 기자들을 상대하는 PR 업무였다. 아주 혹독하게 보도자료 패키지를 준비해야 했고 일주일에 하나씩 각종 세미나와 컨퍼런스를 준비했다. 행사가 없을 때는 없는 기사를 만들어야 했는데 그런 역할도 중간에 사람이 없으니 일단은 내가 맡아야 했다. 액센츄어 미국 본사의 보도자료를 받아 이를 번역한 후 국내 실정에 맡게 고쳐 '기사꺼리'로 만드는 일이었는데 이런 일이 떨어지면 밤 늦게까지 회사에 남아 '이렇게까지 해야하나'하는 생각까지 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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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회사다보니 IT 뉴스를 클리핑하는 일이 아침의 첫 일과였는데 어느날 아침 흥미로운 기사를 만났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웹2.0이 제 2의 벤처 붐을 만들고 있는데 한국은 이에 비해 아주 고요하다'는 내용의 기사였다. 무언가 촉수가 움직였다. 바로 그 날 밤 '이지클린'을 개발한 나의 절친한 친구 김현철 군을 찾아갔다. "다시 새로운 일을 꾸민다면 바로 지금"이라는 이야기를 했고 결국 나는 바로 그 다음 날부터 낮에는 인턴 일을, 밤에는 무언가 새로운 '웹2.0 서비스'를 개발하는 투잡족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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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찾아 다녔다. 일주일 쯤 뒤 위자드닷컴의 클라이언트 사이드 개발을 총괄한 남현우 군이 합류하게 되고 그 때부터 지금까지 위자드의 디자인을 책임지고 있는 배재민 군과 현재 경영팀장을 맡고 있는 황숙진 양도 이 때부터 함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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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멤버 여섯명. 이제는 함께 일할 공간이 필요했다. 마침 학교에서는 심사를 거쳐 학생들에게 작은 창업 공간을 빌려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운 좋게도 우리가 킥오프한 즈음에 새 입주팀을 받고 있었고 우리는 현철 군 자취방에 옹기종기 둘러 앉아 대망의 첫 사업계획서를 썼다. 그 때 사업계획서 상에 우리의 사업모델은 '웹 OS'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꿈이 컸지만 당시 (눈에 뵈는게 없었던^^;) 우리는 굉장히 진지했다.

지금이야 포털의 정보 독점을 깨겠다, 위젯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명확한 비전을 가지고 살지만 그 때에는 정말 그랬다. 무려 '웹 OS'를 꿈꾸고 있었고 아직 위자드닷컴이나 개인화포털 같은 것은 생각지도 못하고 있었다. 심지어 회사 이름 조차 짓지 못했었다. 사실 지금와서야 얘기지만 위자드웍스가 왜 위자드웍스가 되었느냐? 사실 의외로 참 소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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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개인적으로 현재의 위자드닷컴이 된 'wzd.com' 도메인을 가지고 있었고, 우리의 사무실 입주 신청서 마감은 30분 앞으로 다가와 있었다. 자취방에 프린터가 없어 얼른 근처 PC방으로 뛰어가 인쇄를 마치고 신청서를 접수해야 했는데 그러자면 끝까지 비워 놓은 지원서 첫 장 첫 빈 칸-창업팀 이름-을 바로 채워 넣어야만 했다. 많은 후보들이 있었지만, 결국 마지막에 회사 이름은 3분만에 결정됐다. '마법과도 같은 일을 하자', '마법사가 되자' 는 의미에서 '위자드웍스'로 정했다.

오픈마루가 비슷한 이름의 아이스크림을 먹다가 이름을 짓게 되는다는 일화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오랜 고민을 할 시간이 없어서' 위자드웍스가 되었다. 그리고 일 년이 지난 지금은? 아주 훌륭한 작명이었다고 생각한다. 다섯 음절의 짧고 명확한 발음도 그렇고, '위자드'와 '웍스' 누구나 뜻을 아는 두 짧은 단어의 조합은 이름만으로도 '이 친구들이 어떤 의미로 이름을 지었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윽고 우리는 심사에 통과해 세 평 남짓한 작은 사무실을 얻었다. 나는 본격적으로 위자드웍스를 만들기 위해 혹독했지만 큰 배움을 얻었던 인턴 생활을 정리하고 다시 라면 먹는 벤처 생활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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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설립 당시 나는 주로 사업기획과 서비스기획을 전담했지만 개발 벤처의 특성상 내가 손댈 수 있는 비중은 크지 않았다.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는 큰 그림을 그리고 개발자들이 구현해 내는 과정을 관심있게 지켜보는 관찰자 입장이었고 따라서 내 고유의 업무를 만들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당장 멤버 대여섯명의 개발 벤처에서 내가 맡을 수 있는 고유의 업무란 무엇인가? 기획은 이미 끝나고 개발도 막바지에 이른 상황이었고 나는 인턴 생활에서 배운 작은 경험이나마 최대한 발휘를 해보기로 마음 먹었다.

나는 철저히 두 갈래 접근을 하기로 했다. 블로고스피어에서는 '젊고 열정 넘치는 신생 벤처'의 메세지를 강조하는 감성적 접근을, 언론매체에는 젊고 가진 것 없는 우리의 실체보다는 서비스를 훨씬 더 강조하여 '국내 최초의 개인화 포털'이라는 메세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하는데 주력했다. (사례 1 2 3 4 5 6)

아주 엄밀히 이야기하면 (위젯 기반 컨텐츠 배치가 가능한) 국내 최초의 개인화 포털이었지만 그런 것은 중요한게 아니었다. 당시 아무 것도 가진게 없던 우리로서는 적어도 우리가 들어가려 하는 '개인화'라는 카테고리를 장악해야만 했다. 우리가 베타 #1을 처음 런칭하던 작년 8월 14일은 기존에 있던 국내 서비스인 피코디요즘엔 모두 정확히 현재의 UI를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최초'를 강조하며 위젯이 중심되는 우리의 UI를 개인화 포털의 '표준 UI'로 인식시킬 필요성이 있었다.

우리는 줄곧 그 메세지를 다양한 언론 매체를 통해 전달했고, 실제로 긴 시간이 지나지 않아 많은 국내외 서비스들의 UI가 우리가 지향하던 방향대로 통일되어 갔다. 이는 자연스레 개인화 카테고리의 Consideration set 내에서 우리 브랜드가 선도에 서게하는 중요한 이유가 됐다. 이는 다르게 말해 만약 국내의 경쟁 개인화 서비스들이 기존에 자신들이 가던 방향대로 각기 다른 UI로 발전해 갔더라면 지금의 위자드닷컴이 개인화라는 키워드를 대변하는 서비스가 되어가는 과정에 있어서 크나큰 장애물이 되었으리라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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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자드웍스 대표이사 표철민 (미스타표)

Posted by 미스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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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무얼 잘못했는지 당당히 밝히고 '노력해야겠다'며 글을 마치는 이의 모습은 아름답지 않은가. 그것도 젊으니까, 얼마든지 해결해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으니 나올 수 있는 자세가 아닐까 한다.

아예 이참에 우리 회사 블로그에는 <1주년 기념 연재>의 형식을 빌어 지난 시간 우리가 잘못한 것들을 반성하는 기회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이같은 작업은 남에게 간접 체험의 기쁨을 선사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글을 쓰는 당사자에게는 단편적 사건으로서 잊혀질 기억들을 경험으로 체계화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짝 엿볼 수 있었던 '친근함과 새로움의 차이'에 대한 simple의 고민과, 곧 올라올 여러 멤버들의 만만치않은 고민들이 모여 '학습 조직' 위자드웍스는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마침 학습 조직 이야기가 나왔는데, 이는 우리 회사의 모토이다.
이 이야기는 따로 포스팅을 할애할 참이다.


Posted by 미스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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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자드웍스에서 2007년도 3/4분기 공개채용을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자세한 채용공고는 여기를 확인해 주세요 :D




Posted by 미스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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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엔 저 창 넘어 뿜어져 나오는 저 빛이 곧 꽃으로 보인다. 저 빛은 젊음을 연소하며 나오는 '순수한 열정'이 담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이다.


칸타빌레 프로젝트를 시작한지 오늘로 꼭 208일, 이제 5천 시간 째에 접어들고 있다. 매일밤, 연세공학원의 광활한 홀에 유일하게 흘러나오는 한 줄기 빛을 담다. 대체 우리는 무엇을 바라 '젊음'이란 미명하에 열정을 태우며 한 줄기 빛을 발화하고 있는가.

좋은 제품, 남과 다른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우리의 목표를 한없이 크게 만들어 놓았다. 서비스를 처음 만들었을 때 '이게 넷바이브와 뭐가 달라? 구글과 뭐가 달라?' 이런 질문에 한참을 고민했던 것 같다. 그 결과 반드시 달라야만 한다는 강박에 쫒기게 되었고, 그런 결과는 무려 7개월을 끄는 고민으로 우리를 옭아메고 있다.

이전 법인을 할 때이던가? 어느 사장님께서 지나가며 하신 이야기가 스친다. "첫번째 서비스는 아무나 만들 수 있습니다. 개발자 혼자서도 뚝딱 하면 '쿨한 것' 하나쯤은 얼마든지 만들어 내지요. 하지만 이것이 그냥 스쳐 지나가는 feature로 남느냐 지속가능한 service가 되느냐의 차이는 명백히 두번째 서비스가 나오느냐에 달렸습니다. 단순한 업데이트가 아니라 major change 수준의 두번째 버전이 안정적으로 궤도에 오르는 순간이 이 팀이 사느냐 죽느냐를 결정 짓는 중요한 척도입니다."라는 내용이다.

그 말이 100% 맞는지는 case by case라 치더라도, 그런 말이 왜 나왔는지는 이제야 납득이 간다. 우리는 지금 team 수준의 서비스를 business 수준으로 끌어 올리는 과정에서 유달리 큰 홍역을 치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이미 만들어 놓은 것, 이미 이루어 놓은 것이 가장 소중한 것이란 확신이 든다. 우리가 이루어 놓은 작지만 소중한 것들이 무엇인지를 모르는 어리석음을 범하면서도 무언가 엄청나 보이는 '뜬 구름'을 잡으려 고개를 돌리는 순간, 그 소중한 성취마저 천천히 달아나기 시작하는 것이다.

앞으로는 무엇이든 새로운 서비스가 나오면 더 반기며 칭찬하리라. 그들이 가진 소중함이 무엇인지를 먼저 이야기해주리라. 다음번엔 사람들이 뭐라 하든 더 소신을 갖고 나아가리라.

다시 현장에서 부대끼며 배우기 위해 어려운 길을 택한지 일 년이 갓 지난 지금 이 순간, 바로 지금이 내가 과오를 솔직히 반성하고 다른 누군가에게 간접 경험을 생동감있게 전달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시기라고 믿는다.

앞으로 시간이 날 때마다 나를 포함한 10여 명의 '젊음'을 한 순간에 '저당 잡은' 위자드웍스 이야기를 이 곳 블로그에 실어보려 한다. 무지한 내가 깨달은 것들과 그 때 그 순간 일어난 사건들을 중심으로 위자드 설립 때부터의 이야기를 진솔히 전하고자 한다. 그것은 이제 시작하는 웹2.0 벤처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리라는 개인적인 즐거움에서요, 훗날 내가 다른 필드에 있을 때 또 다시 범하게 될 나의 오판들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개인적인 각성 때문이다.


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빛나는 그 어떤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Posted by 미스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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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하다보면 블로그나 메일을 통해서 따끔한 말을 해주는 사람들이 있다.

혹자는 이들의 한마디가 다른 어떤 칭찬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들 하는데, 사실 아직 너무나도 부족한 사람이기 때문에 우리의 본래 마음을 몰라주는데 대한 야속함이나 서운함이 언제나 앞선다.

이들의 한마디에 혼자 흥분해서 아주 논리적이고 아주 똑똑한 척 대응하고 나면 언제나 돌아오는 것은 더 강화된 그들의 반향이거나 아무도 직언을 해주지 않는 칭찬 일색의 공허한 '자가 당착의 공간' 뿐이다.

하여 이 밤은 이제 더욱 어눌한 척, 숙이며 살아야겠구나 하는 결론에 다다른다. 모른다는데 돌을 던지는 사람은 없겠지. 지금 당장이야 조금 잃는 것 같아도, 매 순간 똑똑한 척 모든 직언에 반대하는 것은 오히려 물러설 구석 하나 조차 허용되지 않는 강박 속에 나 자신을 몰아 넣게 되는 일 일테니 말이다.

'우리에게 더 큰 애정을 가졌던 사람이 작은 아쉬움을 느꼈구나. 내가 어찌하면 그의 기대를 부족하나마 채워줄 수 있을까'하는 자성을 가지고 그들의 이야기 하나하나를 보다 정성껏, 보다 마음으로 느끼고 동료들과 함께 나누면 좋을 것이다. 여전히 직언 한 마디에 감정이 흔들릴 때에는 나의 한없는 부족을 탓하면 그만일 것이다.

갑자기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강렬한 구호가 머리 속을 가득 채운다.


Posted by 미스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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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 전에 퇴근한 것이 한 삼 주 만인가 싶다. 모처럼 여유부리며 한 밤의 고요함을 즐기고 있는데 위자드닷컴 Gmail 위젯에 메일 한 통 도착.

"구글 알리미 - wzd.com"

이 시간에 뭔가? 하고 열어봤더니 내일자 디지털타임즈에 개인화 포털 관련 기사가 떴다. 칸타빌레 오픈 때 보도자료가 중간에 사라졌는지 스팸으로 처리가 되었는지 기자님께서 못받으셨다 하여 DT에 굉장히 죄송한 마음이 있었다. 흑흑. 그래도 친절하신 DT의 심화영 기자님은 특별히 [알아봅시다]라는 코너를 통해 마침 이번 주에 개인화 포털을 소개해 주셨다!

칸타빌레 런칭 이후로 회사에 인사이동이 조금 있어 PR담당자가 바뀌었는데 마침 심 기자님이 위자드에 새로 합류하신 황숙진(sook)님에게 첫 task를 주셨으니 바로 이번 기사의 참고자료를 작성해 보내드리는 것이었다.

반갑게 메일을 열고 기사를 살펴보니 기사 자체는 참 잘 나왔는데 자료가 잘못됐다! 자료 제공 위자드닷컴인데 난감난감! ㅠ_ㅠ

편집국에 전화해서 자료 오기를 말씀드리기는 이미 시간적으로 늦은 듯 싶고, 아무래도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을까봐 걱정되는 마음에 살짝 자료 정정을 올려본다! :)

(자 여기서부터 기사의 독자 여러분을 위한 존대말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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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자(13일) 디지털타임즈 [알아봅시다] 개인화 포털 기사 자료 정정 드립니다. ^_^


위 도표는 오늘(13일)자 디지털타임즈 [알아봅시다] 코너에 소개된 개인화 포털 관련 기사와 관련하여 위자드닷컴에서 제공한 자료입니다. 편집 과정에서 약간의 오기가 발견되어 정정사항을 안내 드립니다.

독자 여러분의 너그러운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

먼저 위의 자료에서 언급된 위자드닷컴의 '오픈 시기'는 2006년 8월입니다. 또한 요즘엔의 경우 현재의 개인화 포털 UI 형태로 오픈한 시점은 2006년 9월 업데이트를 통해서이지요. :)

또한 '정보공유' 항목에 들어가야 할 사항이 한 칸 밑으로 들어갔네요 ^^; 위자드닷컴의 경우 '공유센터 Oz'를 통해 정보공유 기능을 지원하고 있고요. '오픈 API 지원' 항목의 경우 최근 공개한 WZDAPI를 통해 'JavaScript를 포함하여 완벽하게 지원'합니다.

'모바일 연동' 기능의 경우 아직은 위자드닷컴과 마이네이트 모두 지원되지 않습니다. 다만 위자드닷컴의 경우 연중 연동 지원 계획은 가지고 있답니다. ^^;

마지막으로 '0단지원' 항목은 완전 자율배치 기능을 말합니다. 위자드닷컴은 '지원'하며 현재 함께 언급된 국내외의 다른 모든 서비스들은 해당 기능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이 정도로 정리를 한다면 인용된 자료가 보다 명확하게 정리가 될 듯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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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보니 개인 블로그에 쓸게 아니라 회사 블로그에 남겨 놓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선은 써놓고 잔 다음 내일 혹시나 문제가 되면 올려야지..

어쩌면 요 정도 문제에 대해 이렇게 걱정하는 것은 기우일 수도 있겠다 싶은데
PR을 굉장히 엄한 분한테 배웠던지라, 이런일 생기면 기자님들께 큰 죄를 지은 것 같다. ㅎㅎ

어쨌든 긴 포스팅의 한 줄 요약은 내일 좋은 기사가 올라간다는 것!
자료에는 좀 문제가 있었지만 기사 자체는 잠 섹시(?)하게 잘 나왔다. 링크

Posted by 미스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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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쩍 개인화에 관한 고찰들이 많이 눈에 띕니다. 그러면서 위자드닷컴에 대한 평가가 여기저기서 보이는 것은 그 결과가 좋은 나쁘든 간에 저희에겐 좋은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처음부터 저희가 지향했던 포지셔닝의 방향이 개인화라는 키워드에 대해서만큼은 유저들의 'Consideration Set' 안에 들어가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최근 개인화에 대해 회자되는 이슈중 하나는 위자드닷컴이 이야기하는 '개인화'가 과연 Personalization이냐 Customization이냐 하는 것입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 지난번 웹2.0 코리아 2007 컨퍼런스에서의 제 강연 때 nhn에 계시던 분도 같은 질문을 해주셨습니다. 당장 대답하기보다는 따로 메일을 드리기로 했었지요.

그 이후로도 블로고스피어에서 일련의 유사한 논의들이 회자되는 것 같아 먼저 '원론적으로' 답을 드리자면 현재로서의 위자드닷컴은 컨퍼런스 이후 여러 분들이 지적하셨듯이 Customization에 더욱 가까운 서비스입니다.

위키피디아의 정의에 따르면 Personalization은 사용자의 선험적 이용 패턴을 바탕으로 보다 의미있는 추천을 제공하는 알고리즘 정도로 정의할 수 있겠습니다. 아마존이 이미 90년대 초반부터 CRM을 기반으로 다양한 관심상품들을 추천하던 사례를 대표적인 Personalization으로 들 수 있겠지요.

반면 Customization은 고객들이 자신이 필요로 하는 기능이나 정보들을 능동적으로 선택하여 불필요한 정보 접근을 최소화하고 필요로 하는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는 서비스 등을 일컫습니다. 이같은 모델이 최근에 와서 개인화 페이지의 영역에서 실현되고 있는 것들이겠지요.

저는 이 두가지가 당연히 모두 '개인화'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생각합니다. 사용자에게 의미있는 추천을 해주는 것도 좋지만, 그것으로 사용자가 시시각각 필요로 하는 정보와 기능들을 훌륭히 채워주기에는 당연히 부족함이 있지요. 그렇다고 사용자가 언제나 매번 능동적으로 어떤 정보를 내가 필요로 하는가 알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Personalization과 Customization으로 분류되는 이 개인화의 두가지 '방식'들은 함께 고민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이들을 각각 Customization이 사용자의 능동적인 조작을 필요로 하므로 이를 능동적 개인화로, Personalization이 사용자의 패턴을 바탕으로 추천을 하므로 이를 수동적 개인화로 분류한다면, 진정 훌륭한 개인화 서비스가 되기 위해서는 이 두가지 방식의 장단점을 동시에 고민하며 서비스에 적절히 '배합'하여 녹여내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그 적절한 배합을 통해 이전까지 없었던 훌륭한 개인화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개인화를 고민하는 위자드웍스나 다른 많은 기획자들에게 던져진 과제이겠지요.

현재의 위자드닷컴은 개인화 포털의 특성상 능동적 개인화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 당연한 사실이지만 현재 개발중인 <WZD.COM 2.0 : Cantabile> 이후로는 천천히 수동적 개인화의 영역도 함께 담아갈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할 것입니다.

단순하게는 사용자가 자신의 페이지에 추가해 놓은 뉴스나 블로그의 카테고리를 바탕으로 이들이 좋아할만한 새로운 컨텐츠를 추천하는 것부터 훨씬 고차원적인 부분에 이르기까지 위자드닷컴 역시 수동적 개인화의 장점을 담기 위해 고민해 나갈 것입니다.

위자드닷컴은 벌써 서비스 반년이 지나며 지원하는 기능이나 위젯들이 크게 다양해지긴 했지만, 근본 컨셉트 자체는 이미 일년전 이 맘 때 고민하던 것이기 때문에 2007년 현재의 눈으로 바라볼 때에는 부족한 점이 많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슨 일이든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저희도 위자드닷컴 1.0을 통해 많은 노하우를 얻었고, 많은 깨달음을 배웠습니다. 그런 덕분에 이달말 오픈하는 위자드닷컴 2.0 버젼은 분명히 그간의 고민을 바탕으로 전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게 될 것 같습니다. 2.0 이후 3.0에서는 더 고차원적인 고민들의 결과를 보여드릴 수 있겠지요. 4.0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요. 시간이 지나며 점점 플랫폼이 고도화되면 될수록, 우리가 처음 꿈꾸던 '개인화된 웹'에 대한 이상은 조금씩 가까워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천천히 갈 길을 갈 것입니다. 그 길이 우리가 꿈꾸는 인터넷의 모습을 더욱 가깝게 하는 길이라면 무엇이든 수용하며 갈 것입니다. 지난 일년간 우리는 그런 길을 보며 걸었고, 이제 또 새로운 길을 찾아 2.0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 이후엔 또 목마름을 느끼며 더 훌륭한 개인화를 향한 길을 찾아 걸을 것입니다.

어제 오늘 개인화와 위자드닷컴에 관한 이야기가 블로거 분들에게 회자되면서 저는 '이제 확실히 위자드를 판올림할 때가 오긴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 위자드닷컴을 소개하던 작년 8월에는 유저들로 하여금 이것이 개인화의 미래라 불렸지만 반년만에 유저-물론 모두 상위 5%의 해비 유저이겠지마는-들이 빨리도 쫓아온 것 같습니다. 2007년 4월 위자드닷컴이 보여주는 모습은 냉정하게 말해서 미래는 아니고 개인화의 현재 정도인 것 같습니다. 이제 여러분들로부터 빠르게 도망(?)가기 위해 위자드닷컴은 2.0으로 판올림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언제나 최소한 6개월 쯤의 미래를 보여주는 정도의 속도로 꾸준히 도망가겠습니다.

끝으로 좋은 지적들에 다시금 깊이 깊이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개인화를 고민하시는 전문가분들의 많은 채찍질 꼭 부탁드리겠습니다. 저희는 아직도 너무나 많이 모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바라는 개인화의 미래는 어떤 것인지 트랙백을 남겨주시면 현재 만들고 있는 위자드닷컴 2.0 에도 정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고견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D



Posted by 미스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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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까지 야근하고 들어간 W모사 웹기획자의 휴식시간..
대화 시각은 새벽 2시 15분.. 캐안습... ㅠ_ㅠ


Posted by 미스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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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들이 집에 안간다.

정작 나는 할 일이 없지만서도 혼자 집에가서 자기도 그렇고 해서 살짝 졸다 사진이라도 남겨논다.
디카도 없어 나의 30만 화소짜리 난감한 폰카로. 그래도 찍고보니 그럭저럭 괜찮다. :)


베타 #3.6
외부에서 보기엔 변화가 크지 않기에 버젼은 0.1 올라가는데 그치지만,
사실 그 안에서의 노력은 정말이지 만만치가 않다.

위젯 하나가 빛을 보기 위해서는 지금 이 시각 노력하는 저들
한 사람 한 사람이 오랜 인내의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Posted by 미스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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